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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 태풍 대비 비행안전 대처방안
-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김현덕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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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 : 2024-07-15
한국항공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김현덕 교수
항공기의 지연이나 결항은 승객에게 불편함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항공사와 공항 당국에도 적지 않은 경제적인 손실을 유발합니다. 그런데도 항공기의 결항을 결정하는 큰 원인은 비행안전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태풍과 같은 악기상이 예상될 때는 더더욱 비행안전의 측면에서 결항을 고려하게 됩니다. 1년 중 기상으로 인한 결항이 가장 많은 시기는 가을철로 9~10월이 해당합니다.
[그림] 기상 요인으로 인한 공항별 결항 비율
가을철에 발생하는 여러 기상현상 중 항공 운항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태풍입니다. 2002년 8월 말의 한반도에 상륙했던 태풍 루사는 246명의 인명 피해와 5조 1,000억 원 이상의 재산 피해를 남겼으며, 2003년 9월의 태풍 매미와 최대 순간 풍속이 55m/s에 달했던 2020년 9월의 태풍 하이선까지, 우리나라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남긴 태풍들 대부분이 가을에 발생한 것이었습니다. 가을철 태풍이 여름보다 더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계절적 특성 때문입니다. 쌀쌀한 가을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구 온난화로 태풍 이동 경로에 해수 온도가 높아져 태풍이 지속해 에너지를 공급받으며, 북태평양 고기압의 수축으로 이동 경로가 우리나라까지 형성되기 때문입니다.
태풍은 열대저기압의 한 종류로, 세계기상기구(WMO)는 중심부의 최대풍속이 33m/s(64kt) 이상인 열대저기압을 태풍으로 정의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대풍속이 17m/s(34kt) 이상인 열대저기압을 모두 태풍으로 봅니다. 이러한 태풍은 여러 가지 기상현상을 동반하며, 각각 다음과 같은 요인으로 항공 안전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세계기상기구 WMO)
기상현상 |
정의 |
영향 |
호우 |
시간당 20mm 또는 24시간 누적 100mm 이상의 강수량 |
조종석 시야 방해 |
활주로 마찰계수 영향으로 인한 이·착륙 활주거리 증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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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 | 10분 평균풍속 25kt 또는 최대순간 풍속 35kt 이상의 바람 | 측풍성분 제한치 초과 시, 이·착륙 불가 |
강풍에 의한 윈드시어 발생 가능성 | ||
뇌우 |
심한 난류 및 번개를 동반하는 국지적인 폭풍우 |
심한 난류로 인한 조종제어 상실 |
번개로 인한 항공기 기체 구조적 손상 |
[표] 태풍 동반 기상현상
이러한 가을철 태풍과 관련하여 사전 예방적(Proactive)인 비행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고려되어야 하는 사항은 비행 준비(Pre-Flight) 와 비행 중(In-Flight)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비행 준비(Pre-Flight) 과정에서 안전관리자와 운항승무원은 다음과 같은 안전관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가용한 정보 SIGWX(Significant Weather) Chart, FOSTER 자료, WX Data 등을 활용하여 종합적인 기상 및 Turbulence의 예상 시간 및 발생지역을 사전에 파악하여야 하며, 항공기 기종별 또는 공항별 Contaminated RWY에서의 이륙과 착륙 제한사항을 준수하여 강수량, Gust 성분의 증가 때에는 이륙 지연을 위해 Gate에서 대기하는 것을 고려하여야 합니다. 또한 목적지의 악기상으로 인한 Holding이나 Diversion 가능성을 대비해 적정 연료 탑재하여야 합니다. 이는 악기상에 따른 보수적인 안전관리를 하기 위함입니다.
[그림] Weather chart
비행 중(In-Flight) 운항승무원은 기상레이더(Weather Radar) Operation에 주의를 기울여 ‘Significant Cell’ 또는 ‘Strom’을 발견하게 된다면 Weather Deviation을 실시하여야 하는데, 특히 기상레이더 상의 음영지역 (Shadow)으로 표시되는 곳은 레이다 경로상의 감쇠(Path Attenuation) 현상으로 인한 것으로 더욱 주의하여야 합니다.
[그림] Path Attenuation
기상레이더 상의 장거리에서 탐지되는 기상의 경우에 다시 반사되어 돌아오는 신호가 아주 약하게 수신되는 경우가 있어 레이더 Display에 약하거나 표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는 전송된 레이더 신호(Signal)가 먼 거리를 이동하는 동안 흡수 및 산란으로 인해 상당 부분 감쇠가 발생하며, 레이더 Target에 반사되어 돌아오는 과정에서 이러한 감쇠가 다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감쇠는 강한 Echo를 통과한 Signal에서 특히 심해서 80NM 이상 거리의 일반적인 뇌우가 더 이상 레이더 빔을 채워 주지 못하며, 근거리라도 매우 강한 Echo를 통과한 레이더 Pulse는 에너지가 약해져 후방의 Echo까지 도달하는 양이 적고 반사파가 다시 강한 Echo에 차단되어 결과적으로 Display에는 강한 Echo 뒤쪽이 Clear 하게 실현(Shadow)될 수 있습니다.
[그림] Radar Shadow
또한 운항승무원은 예상되는 Turbulence 관련 정보(예상 조우 시간, 강도 등)에 대하여 객실 승무원과 정보 공유를 철저히 하여 승객과 승무원의 부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Weather Deviation 등의 가을철 태풍 대비 운항 안전관리의 재강조가 필요한 시점입니다.